오늘은 고장 난 물품을 수출해서 해외에서 수리를 거친 뒤 재수입되는 절차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거래형태를 보통 RMA라고 합니다. Return Merchandise Authorization의 줄임말인데요. 구매한 상품을 환불하거나 교체, 수리를 하기 위한 과정을 통칭합니다.
수리 목적으로 수출 후 재수입되는 물품은 일정 부분 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래 절차에 맞춰 통관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출신고
먼저 물품이 고장나면 수리를 맡기기 위해 물품을 외국으로 반출하게 되는데요. 수리 목적의 물품을 신고할 때에는 거래구분을 82 또는 83으로 하고, 결제방법은 GN(무상)으로 기재합니다.
82 - 선박, 항공기를 외국에서 수리, 검사받을 목적으로 수출
83 - 외국에서 수리, 검사 목적으로 반출하는 물품(선, 기 제외)
거의 대부분 거래구분은 83으로 신고합니다. 수출 인보이스를 작성할 때에는 "NON COMMERCIAL VALUE"나 "FOR CUSTOMS PURPOSE ONLY" 등의 무상 문구를 기재해 주시면 되고요. 특히 기계류일 경우에는 향후 수입 시 물품의 동일성 입증을 위해 물품의 시리얼 번호를 함께 적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품의 serial 번호는 각각의 제조 물품에 부여된 고유한 식별번호입니다. 모델명과 규격과는 다른 개념이니 기계류를 반출입하실 때에는 꼭 시리얼 번호를 확인해서 신고서에 기재해 주시는 게 빨리 처리됩니다.
2. 수리후 재반입 신고
반출된 물품은 해외에서 수리 과정을 거친 뒤 우리나라로 재반입됩니다. 당초 우리나라에서 반출된 물품이어도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반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관세가 부과되는데요. 다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아래 규정에 따라 일정 부분 관세를 감면해 줍니다.
관세법 제101조 ①항 다음 각 호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물품이 수입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관세를 경감할 수 있다.
1. 원재료 또는 부분품을 수출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으로 제조하거나 가공한 물품
2. 가공 또는 수리할 목적으로 수출한 물품으로써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물품
(1) 감면조건
감면조건첫 번째, 가공 또는 수리하기 위하여 수출된 물품과 가공 또는 수리 후 수입된 물품의 품목분류표상 10 단위의 품목번호가 일치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수리 전 물품과 수리 후 물품의 HS코드가 동일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HS코드 10자리가 바뀔 정도의 가공을 한 것은 가공, 수리의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보아 감면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수율·성능 등이 저하되어 폐기된 물품을 수출하여 용융과정 등을 거쳐 재생한 후 다시 수입하는 경우와 제품의 제작일련번호 또는 제품의 특성으로 보아 수입물품이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물품임을 세관장이 확인할 수 있는 물품인 경우에는 HS코드가 일치하지 않아도 감면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해 충분히 서류로서 입증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아래 규정에 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관세법 제101조 ②항)
ⓐ 해당 물품 또는 원자재에 대하여 관세를 감면받은 경우.
ⓑ 관세법 또는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관세 등 환급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환급을 받은 경우
ⓒ 보세가공 또는 장치기간경과물품을 재수출조건으로 매각함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지 아니한 경우
수리된 물품에 대해 이미 감면을 받았거나 환급특례법에 따른 환급을 받았다면 감면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존에 관세 혜택을 본 물품에 대해 중복 혜택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요. 이에 따라, 수입 전 감면, 환급 여부를 꼭 확인 후 진행하셔야 하고, 당초 수출신고필증과 수리비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구비해야 합니다.
(2) 감면액
위 감면조건을 충족했다면, 수리용 물품이 수입될 때 일정 부분 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관세법 시행령 제119조 2호
가공·수리물품의 수출신고가격에 해당 수입물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곱한 금액.
다만, 수입물품이 매매계약상의 하자보수보증 기간(수입신고수리 후 1년으로 한정한다) 중에 하자가 발견되거나 고장이 발생하여 외국의 매도인 부담으로 가공 또는 수리하기 위하여 수출된 물품에 대하여는 다음 각 목의 금액을 합한 금액에 해당 수입물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가. 수출물품의 수출신고가격
나. 수출물품의 양륙항까지의 운임·보험료
다. 가공 또는 수리 후 물품의 선적항에서 국내 수입항까지의 운임·보험료
라. 가공 또는 수리의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
해외에서 수리한 후 재수입되는 물품을 수입할 때에는 물품가격 + 수리비 + 운송비용을 모두 더해서 신고해야 합니다. 관세는 물품의 가치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고, 수리된 물품에는 해외에서 "수리" 과정이라는 부가가치가 더해졌기 때문에 수리비를 더해야 하는 것이죠. 또한 운송비용은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될 때의 운송비뿐만 아니라 수리 목적으로 반출할 때 발생했던 비용도 포함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리물품에 대한 관세 감면액은 당초 물품가격만 해당합니다. 즉, 신고는 물품가격 + 수리비용 + 왕복 운송비를 더한 금액으로 하되 물품가격에 대해 부과되는 관세만 감면받는 것이죠. 물품에 대해서는 최초 수입 시 이미 관세를 납부했기 때문에 면제를 해주지만, 수리비와 왕복운임은 물품과 별개로 해외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이기 때문에 관세를 내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물품가격 + 수리비용 + 왕복 운송비를 모두 면제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매계약상 하자보수보증기간 내에 고장이 발생해서 해외 판매자의 부담으로 수리를 한다면 관세를 전부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체 금액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매매계약서에 하자보수보증기간과 보증기간 내 하자에 대해서는 판매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어야 하고요. 하자보수보증기간은 최초 물품 수입 후 1년으로 한정합니다.
수리물품에 대한 관세 감면은 위와 같고요.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법을 참고해야 하는데, 아래 질의답변 사례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