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 제도에 대해 꽤 많은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막상 인증수출자 인증 제도가 뭐고, 어떤 점이 좋고 불편한 지에 대해서는 포스팅한 적이 없어서 글을 써봅니다.
♠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
수출자가 FTA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원산지 관리 능력이 있음을 세관으로부터 인증받는 제도입니다. 스스로 원산지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원산지증명서를 자율적으로 발급하거나 서류 제출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혜택을 얻는 것이죠.
이때 원산지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은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품목별 인증인 지 업체별 인증인 지 여부에 따라 약간 달라지기는 하지만 큰 틀은 비슷합니다.)
(1) 원산지 판정 여부
수출물품에 대해 각 FTA협정에서 정하고 있는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했는지 검토하고 그에 따른 서류를 적정하게 구비했는지 평가합니다. 수출물품의 HS코드와 수출물품을 제조할 때 사용된 원재료의 HS코드가 적정한 지, 제조공정은 문제없는지 판단하고 그에 따른 BOM, 제조공정도, 원산지소명서, 원산지확인서 등의 서류를 잘 갖추고 있는지를 봅니다.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때 세관에 제출하는 서류 일체를 가지고 원산지 판정 여부를 평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2) 전담자 지정 여부
원산지 업무를 담당할 원산지관리전담자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지 여부를 평가합니다. 원산지관리사나 관세사 자격증이 있다면 제일 좋고, 자격증을 소지한 직원이 없으면 2년에 한번씩 원산지관리전담자 교육을 듣고 교육이수증명서를 가지고 있으면 된답니다.
(3) 서류관리 여부
마지막으로, 원산지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서류를 잘 갖추고 있는 지 평가합니다. 원산지증명서 작성대장과 원산지증명서 서명대장 등의 서류를 비치하고 잘 관리하고 있다면 관련 서류로 확인합니다.
네 보시는 것처럼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이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고 있습니다. 인증을 받을 경우 장단점을 각각 정리해 보았습니다.
♠ 인증수출자 인증 제도 장점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인증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한-EU FTA나 한-영국 FTA에서 6천 유로를 초과하는 수출 건에 대해서는 세관의 인증을 받은 인증수출자만이 원산지신고서(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즉, 인증을 받지 않은 수출자가 6천 유로를 초과하는 물품을 수출했을 경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어서 유럽의 수입자가 높은 관세를 내고 수입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유럽 거래처는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은 업체를 통해 거래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게 되어 인증을 받은 업체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수출 경쟁력을 가지게 되죠.
기관발급 방식을 채택한 FTA에서는 원산지증명서 발급시간이 대폭 줄어듭니다.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신청할 때 인증수출자 인증번호를 넣으면 전산에서 자동 심사가 되어 반나절이면 원산지증명서가 발급됩니다. 게다가 첨부서류의 범위도 대폭 줄어듭니다. 수출신고필증과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필요한 경우 원산지확인서만 첨부하면 되고 BOM이나 제조공정도, 원산지소명서 등의 서류는 제출이 면제됩니다.
제조기업이 인증을 받을 경우 좋은 점이 또 있습니다.
국내 제조기업이라면 거래처에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야 하니 BOM과 제조공정도 등의 서류를 달라는 요청을 받으실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조기업에게서 물품을 구매해서 그대로 해외에 수출하는 경우 제조업체에서 작성한 서류가 있어야만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만약 제조기업이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게 되면 BOM, 제조공정도 같이 민감한 서류들이 아닌 원산지확인서만 제공하면 됩니다.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어서 좋고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제조사로부터 원산지확인서만 딱 받아서 깔끔하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 인증수출자 인증 제도 단점
인증수출자 인증 제도의 단점도 있습니다. 제도의 단점이라기보다는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어려움이라고 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원산지 관련 서류 관리 자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상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인증을 받는 일반 업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증을 받는 것은 심사 과정의 간소화나 자율발급을 위한 것이지 여전히 원산지 서류는 건별로 작성해서 관리를 해두어야 합니다.
또한,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산지 증빙서류에 더해서 원산지증명서 작성대장이나 서명카드 등의 서류도 추가로 관리하고 업데이트를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원산지 판정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지라 아무래도 관세법인에 대행을 의뢰하실 텐데요. 그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도 하나의 단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문가에게 비용을 투입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머시기합니다.. ;; ㅎㅎㅎㅎㅎ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 수출업체라면 EU 수출비중이 높은 경우에 인증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고, 제조기업이라면 왠만하면 인증을 받아두시는 게 업무 효율 면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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