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을 해도 관세법인 소속으로 하면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컨설팅이 그렇다.
다른 법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소속되어 있는 관세법인은 통관대리가 주된 수익원이다.
그러다 보니 통관만 맡겨주면 자잘한 컨설팅은 서비스(a.k.a 공짜)로 해주거나 아주 적은 수수료만 받는다.
컨설팅은 통관에 딸려오는 추가 수입원 같은 느낌이랄까.
드물게 심사/심판청구나 TP관련 컨설팅 등 굵직굵직한 컨설팅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회계법인, 법무법인 내버려 두고 굳이 굳이 관세법인에 의뢰하는 이유는 대부분 수수료 때문이다.
그동안 봐왔던 경우들을 보면...
1, 승률이 높으니 비싼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 대신 관세법인에 맡겨서 수수료를 아끼자
2, 예전부터 하던 일이니까 어려울 게 없다. 관세법인에 맡겨서 수수료를 아끼자
이런 식이다.
승률이 높은 건이든 예전부터 하던 일이든 간에 그 일을 하려면 최소한의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규모가 큰 관세법인이야 굵직한 컨설팅 경력이 있는 누군가가 있겠지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애매한 법인에는 경험자 없이 맨땅에 헤딩해야 한다.
잘 모르는 일을 혼자서 개고생하면서 하는데, 일은 일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못 받는다.
그래서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에 비하면야 컨설팅의 질이 높다고 할 순 없다.
일감이 없으니 컨설팅 역량이 떨어지고, 컨설팅 역량이 떨어지니 일감이 생기려야 생길 수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글을 쓰고 보니 이 현실은 바꾸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
통관법인에서 열심히 씨뿌리고 비료 묻혀가며 농사짓고 수확하면
법무법인, 회계법인에서는 예쁘게 요리해서 차려놓는 느낌이다.
둘다 중요한데, 수수료 차이가 너무 심하자나요ㅠㅠ
내 일이 재밌기만 하면 되었지- 싶다가도 이런 일을 한 번 겪고 나면 업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직 준비하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