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인으로 하고 있는 컨설팅을 빼면 FTA 인증 업무만 죽어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던 것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질리는 게 인지상정. 지겨운 분위기를 환기해보고자 써봅니다. ㅎ
원산지 결정기준에 대해서는 저번에 한 번 정리해보았는데요. 먼저 기초 개념을 한번 보고 오시는 것을 권고드립니다.
원산지결정기준이란 말그대로 특정 물품의 원산지를 판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인데요. 그 중 세번변경기준은 해당 국가에서 가공을 거쳐 원재료의 세번=HS코드가 완제품의 HS코드와 달라졌을 경우 해당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해주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세번변경기준 사례
냄비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스테인리스 냄비는 7323.99호에 분류됩니다.
이제 냄비의 원산지를 판정하기 위해서 세번변경 기준을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완성품 냄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 리스트입니다. (BOM = 자재명세서라고도 합니다.)
냄비(7323.99호)의 BOM
세번변경 기준은 완제품을 만들 때 사용된 "비원산지" 부품들의 HS코드가 완제품의 HS코드가 다르다면 원산지로 인정해주는 기준입니다.
비원산지란 FTA 협정 대상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원산지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기본적으로 부품의 원산지가 한국산이면 원산지 부품이라서 세번이 변경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없고요. 비원산지 부품에 대해서만 그 HS코드가 완제품과 다른 지 확인하면 되겠습니다.
위 사례로 보면 부품들의 원산지가 전부 미상 = 알 수 없기 때문에 비원산지 부품에 해당합니다. 즉, 위 부품들의 HS코드가 완성품 냄비의 HS코드가 다른 경우에만 원산지가 한국산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두둥)
그러나, 부품 중에 완성품 냄비의 HS코드와 동일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냄비 본체인데요. 냄비 본체는 관세율표 규정에 따라 냄비와 함께 분류되기 때문에 HS코드가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냄비 본체의 원산지가 미상입니다. 비원산지 부품이네요.
즉, 세번이 변경되어야만 하는데 변경되지 않아서 위 물품은 아쉽게도 한국산으로 인정될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냄비 본체의 원산지가 한국산이라 친다면요?
그렇다면 비원산지 부품들은 모두 세번 변경 기준을 충족했고, 세번이 동일한 냄비 본체가 한국산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냄비는 한국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냄비 본체가 한국산이라는 추가 증빙서류 = 원산지확인서가 필요합니다.
[2] 세번변경기준의 종류
HS코드 자릿수는 나라마다 상이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6자리까지는 공통 사항입니다. 그래서 세번변경기준도 몇 자리까지 변경되느냐에 따라 아래와 같이 나뉘게 됩니다.
구분 | 풀네임 | 설명 |
CC | Change of Chapter | 2단위 류 변경 기준 |
CTH | Change of Tariff Heading | 4단위 호 변경 기준 |
CTSH | Change of Tariff Sub-Heading | 6단위 소호 변경 기준 |
CC는 비원산지 재료의 HS코드 2자리와 완제품 HS코드 2자리가 다르면 세번변경을 충족한다고 보는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54류에 분류되는 직물로 62류에 해당하는 의류를 만들었다 하면 CC 기준에 따라 원산지로 인정됩니다. 보통 의류의 경우 대부분 2 단위 세번변경 기준이 적용됩니다.
CTH는 4자리 기준입니다. 0702호의 토마토를 가지고 2103호의 케첩을 만들었다면, 재료와 완제품의 HS코드 4자리가 달라졌기 때문에 원산지를 충족하게 됩니다.
CTSH는 생략하겠습니다. ㅋㅋ
참고로 CTC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는 한아세안 FTA나 한베트남 FTA에서 원산지증명서를 기재하는 표시일 뿐 원산지 결정기준이 아닙니다. 위 FTA에서는 품목별 원산지 결정기준 중에서도 세번변경기준으로 원산지를 판정했다면 최종 원산지증명서에는 CTC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즉, CTC는 CC도 될 수 있고 CTH도 될 수 있고 CTSH도 될 수 있습니다. 그 물품에 대해 규정되어 있는 품목별 원산지 결정기준 중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보면 됩니다.
정말 간단하게만 정리한 건데도 글쓰는데 진짜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말.껄.... ㅎㅎㅎ
세번변경 기준 했으니 부가가치 기준도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역시 고생 중의 고생은 사서 고생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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